북극에 살지 않는 한, 낮이 지나면 밤이 찾아옵니다. 당연한 이치이며 사람들은 대부분 이 사실에 대해 별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익숙한 이 어두운 밤하늘은 우주의 깊이에 대해 무언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별빛의 밝기
해가 진다는 사실은 별들과 관련된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가 별빛의 밝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는 그 빛이 희미하기 때문입니다. 별들이 지구에서 아주 멀리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를 생각해 봅시다. 시리우스는 본래 태양보다 25배나 더 밝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태양보다 130억 배나 더 어둡습니다. 시리우스는 80조 km나 떨어져 있는 반면, 태양은 단지 1억 5000만 km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을 시리우스 근처에 가져다 놓는다면 훨씬 어두워 보일 것입니다.
빛나는 천체의 겉보기 밝기는 거리에 따라 감소하는데, 그 관계는 정해져 있습니다. 별과의 거리가 2배 멀어지면 밝기는 4분의 1배만큼 줄어들고, 거리가 3배 멀어지면 밝기는 9분의 1배만큼 줄어듭니다. 거리가 멀수록 별들은 희미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먼 곳일수록 별들이 더 많기에 그 수의 증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밝기가 감소하는 효과를 상쇄합니다. 우리 은하에만 해도 4000억 개의 별이 있다고 추정되는데, 더구나 최신 망원경으로 살펴보았을 때 은하 또한 수십억 개나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모든 광원으로부터 뻗어 나와 합쳐진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요?
18세기 중반, 스위스의 무명 천문학자 장-필리프 로이스 데세초는 이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데세초는 만약 뉴턴이 제안한 대로 우주에 경계가 없고 별들이 모든 공간에 무한히 흩뿌려져 있다면 밤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별들이 한정된 거리에 분포되어 있고 그 너머로는 어두운 빈 공간뿐이라면 역설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별빛의 총량은 그리 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리는 뉴턴이 고민했던 문제에 봉착하고 맙니다. 별들의 수가 유한하다면, 왜 별들은 중력을 따라 한가운데로 뒤죽박죽 뭉쳐 거대한 덩어리를 이루지 않는 것일까요?
빛의 속도 및 별빛의 총량
빛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일상적 목적으로는 무한히 빠르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천문학에서 유한과 무한의 차이는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빛이 시리우스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는 8.6년이 걸리므로 우리가 하늘에서 시리우스를 보고 있다면 8.6년 전 과거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시리우스가 지금 폭발한다면 우리는 10년 가까이 그 사건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실제로 허블 우주망원경은 그 너머에 별이 존재하지 않는 어둠의 영역만큼 먼 곳까지 꿰뚫어 보았습니다. 130억 광년보다 멀리 떨어진 어둠의 영역은 1 조 x 1조 개의 별을 포함하는 지구 주면의 우주 공간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2020년 말, 천문학자들은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호를 이용하여 실제로 우주 속 별빛의 총량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밤하늘의 밝기는 태양빛의 100억 분의 1도 안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아직 명확히 알 수 없는 몇 가지 이유로 예측보다 2배가 밝았습니다.
천문학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합니다. 17세기 이래 언제 어느 때라도 그들은 명백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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